[후타카마] Kaze (2)

2017. 11. 3. 02:01 from

[후타카마] Kaze (2)



***

 

, 똑바로 안 하냐! 연습이라고 대충 때울 생각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고 누누이 말했잖아.”

아주 자알 하고 있거든요.”

거짓말 마, 임마! 대충 하는 거 다 봤거든?! 연습할 때도 항상 전력을 다해서, , 팍팍 힘을 내란 말이야. 모든 공격을 막아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

코트 밖에서 연습을 지켜보던 카마사키가 기어코 후타쿠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붕붕 소리가 날 정도로 팔을 휘두르며 이렇게 하라고.”하며 후타쿠치에게 블로킹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를 보던 후타쿠치가 말했다.

저기요, 카마사키 씨.”

, 임마.”

만날 열 내고 다니는 거 피곤하지도 않아요? 너무 많이 먹어서 힘이 막 넘쳐서 그래요?”

이 자식이!”

카마사키가 양 팔의 소매를 걷는 시늉을 하고이미 걷혀 있었다후타쿠치에게 달려들었다. 이쪽저쪽에서 날아오는 손을 잽싸게 피한 후타쿠치는 오히려 여유를 부리며 카마사키에게 비웃음을 날렸다. 그에 잔뜩 약이 오른 카마사키가 씩씩거리며 발차기까지 했지만 후타쿠치가 맞을 일은 없었다.

아오, 진짜. 아주 선배가 물로 보이지?”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 , 완전 모함 쩌시네.”

너 그 말투 좀 어떻게 안 되겠냐? 성격은 못 고쳐도 말투는 좀 고치라고!”

제 말투가 뭐가 어때서요? 카마사키 씨 말고는 아무도 그런 말 안 하거든요.”

뿔난 황소처럼 씩씩거리던 카마사키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입부했을 때부터 후타쿠치에게 몇 차례나 지적했지만 변할 기미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초반에 비하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후배를 막론하고 건방지기 그지없는 말투다. 당연히 선배들과는 사이가 좋을 수가 없었는데, 문제는 후타쿠치가 그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주 지 잘났다고, 카마사키가 비아냥거렸다.

됐다, 됐어. 똥이 더러워서 피하냐, 무서워서 피하지.”

그 반대 아닌가?”

, 시발.”

후타쿠치의 지적에 카마사키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창피함에 카마사키가 후타쿠치를 지나치고 자리를 뜨려하자 후타쿠치가 그를 놓치지 않고 그 뒤를 졸졸 따라갔다.

국어 공부 좀 하셔야겠는데요, 카마사키 씨. , 방금 거 농담인가요? 아무렴 고등학교 2학년인데 그런 쉬운 속담을 잘못 말한 건 아니겠죠, 그쵸?”

닥쳐, 그냥.”

설마 수업 시간에 졸았어요? 뭐든지 전력을 다해서! 팍팍, 힘을 내라면서요?”

, 진짜 제발.”

저기요, 카마사키 씨. 왜 대답이 없어요?”

뒤에서 보니 카마사키의 귀가 터질 듯 달아올라 있었다. 얼굴을 확인하면 진짜 웃길 텐데 자기가 생각해도 엄청나게 창피한지 카마사키는 거의 경보 수준으로 빠르게 걸어가고 있어서 따라가는 게 벅찰 지경이었다. 게다가 계속 놀려댔더니 이젠 대답도 안 한다. 후타쿠치는 광대가 아파올 정도로 큭큭거리다 퍽 불쌍하다 싶어서 카마사키가 도망가게 내버려두었다.

카마사키 야스시는 정말 놀리기 좋은 사람이다. 찌르면 찌르는 대로 반응하는 게 놀리는 재미가 있다. 보기와 달리 남을 챙기는 스타일인지 일일이 참견하길 좋아해서 부에서 겉도는 자신을 가만 내버려두지 못하는 듯하다. 매번 말발에 밀려 열 받아 하는 주제에 어김없이 말을 걸어오고 참견한다. 잔소리만 많아서 귀찮고, 뭐만 하면 쓸데없이 소리를 질러대서 시끄럽고, 괜한 참견만 하고, 가끔은 도가 지나쳐서 짜증나게 할 때도 있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다. 선배랍시고 설치는 것들은 싫지만 이런 선배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 사람이야 어쩔 수 없이 신경 써주는 것일 테고, 건방지고 툭 하면 열 받게 만드는 자신을 질색하겠지만. 어쨌든 간에 나쁘지 않다.

 

 

***

 

 

인터하이가 끝나자 3학년이 은퇴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고 예선을 대비하여 코치는 새로 주전을 뽑은 뒤, 개인의 역량은 물론이고 동시에 팀워크도 함께 다지기 위해 쉴 새 없이 연습 시합을 잡았다. 3학년이 은퇴한 날부터 주말마다 연습 시합이 치러졌고, 1학년 때부터 주전 감으로 지목되었지만 실전 경험은 많지 않았던 후타쿠치를 비롯한 주전 1학년 멤버들은 계속된 연습 시합에 갈수록 녹초가 되어갔다.

아무리 팀워크를 다진다고 해도 매 주말마다 연습 경기를 잡는 건 아니지 않나, 철벽 방어가 최대 장점인 만큼 자체적인 블로킹 연습이 우선돼야 하는 거 아니냐, 주전이라곤 해도 아직 입부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등등 후타쿠치를 비롯한 1학년 주전 멤버들은 연습 경기가 끝날 때마다 라커룸에서 불평을 부렸다. 그 와중에 얼떨결에 동기들과 살짝 친해지긴 했지만 그런 게 무슨 소용이냐 생각이 될 정도로 1학년은 몹시 지친 상태였다. 주전으로 뽑힌 1학년은 실전 경험을 쌓게 한답시고 선배 멤버들보다 경기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평일 연습이 널널한 것도 아니었다. 주말에 개인 연습을 못하는 만큼 아침과 오후 연습에 서브, 블로킹, 스파이크 연습을 몰아서 해야 하기에 어떻게 보면 연습 경기를 치루는 것보다 고되었다. 물론 배구가 하고 싶다는 마음에 배구부에 입부했고, 이왕이면 전국대회에 가고 싶기 때문에 연습이 싫은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과는 별개로 몸이 힘들었다. 여기저기 근육통이 생긴 건 물론이고 몸이 무겁고 나른했다.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아니면 소리를 질러대서 그런지 유난히 목이 칼칼하기도 했다.

 

, 목말라.”

매니저가 만들어 놓은 음료수를 단번에 들이켜도 칼칼함이 가시지 않았다. 목구멍에 모래가 걸린 것처럼 영 신경이 쓰여 몇 번인가 헛기침을 해보았지만 여전했다. 오히려 더 심해져 따끔함까지 느껴졌다. 아침이라 그런가. 후타쿠치가 음료수를 내려놓고 목가를 만지는데 그 옆으로 카마사키가 다가왔다. 아침부터 누구한테 무슨 어필을 하려는 건지 양 소매가 어깨까지 돌돌 말린 웃긴 모습이었다.

뭐 하냐? 목 디스크라도 걸렸어?”

아니요.”

근데 목은 왜 만져.”

그냥.”

뭐야. 평소엔 주절주절 말만 잘 하더니 오늘은 영 말이 없냐?”

말할수록 목이 따끔거리는 게 심해질 것 같아 대답을 짧게 한 거지만 일부러 구구절절 말할 필요는 없었다. 말하면 괜히 시끄럽게 굴 것 같기도 했다. 후타쿠치는 카마사키의 질문을 무시하고 두 번째 음료수를 집었다. 그에 카마사키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네가 입 다무니까 온 세상이 평화로워진 기분인데?”

…….”

능글맞게 웃는 모습에 벨이 꼴려 순간 평소처럼 한마디 하려다 후타쿠치는 가만 입을 다물었다. 그냥 음료수를 마신 것뿐인데 목이 칼칼했다. 후타쿠치가 제 말에 반응하다 말고 목가를 계속 어루만지기만 하자 카마사키가 의문스러운 얼굴로 돌아보았다.

뭐냐, 진짜. 어디 아파?”

하나도 안 아픈데요.”

근데 왜 목을 자꾸 만져대.”

…….”

카마사키는 마시던 음료수도 내려놓고 후타쿠치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했다. , 진짜 또 귀찮게 하네. 후타쿠치는 가뜩이나 고된 연습으로 피곤하고 지쳐 있는데다 목 상태도 안 좋아졌는데 카마사키가 참견하자 짜증이 솟구쳤다. 카마사키가 의심쩍은 눈빛으로 한 발 다가오려고 하자 후타쿠치는 홧김에 팍 그 가슴팍을 밀어버렸다. 그 반동으로 카마사키가 두 세 걸음 뒤로 밀려났다. 순간 도를 넘었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지만, 후타쿠치는 미안함보다 짜증이 앞서 당황해하는 카마사키를 스쳐 지나갔다.

, .”

신경 끄라고요, 진짜.”

…….”

연습 중인 코트로 돌아가며 후타쿠치는 짜증을 내며 방금 전의 일을 곱씹었다. 저 사람은 그러게 왜 괜한 참견을 해서 사람 신경을 건드리고 난리냐고. 딱 봐도 말 섞기 싫어하는 걸 눈치도 못 채나? 바보 아니냐고.

아으으윽. 진짜아, 시발.”

잔뜩 당황해서 굳었던 얼굴이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후타쿠치는 제 앞머리를 사정없이 흐트러뜨리고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등을 돌리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카마사키가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왜지? 왜 아직도 저기 있는 거지? 혹시 화났나. 그래, 질렸겠지. 질리고도 남지. 확실히 아무리 만만히 봐도 선배인데 한 살 어린 후배한테 퍽하고 떠밀린 데다 신경 끄라고 짜증까지 냈으니 나라도 질렸겠다, 젠장. 아아, 시발.

후우. 후타쿠치의 한숨이 끝없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컨디션이 엉망이었는데 생긴 트러블에 그 날 오후 내내 후타쿠치의 기분은 나아질 줄을 몰랐다. 뭐가 잘못된 건지 목 상태는 여전히 나빴고, 햇빛이 쨍쨍할 정도로 더운 날씨인데 몇 번씩 한기를 느꼈다. 식욕도 없어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절반을 남겼다. 한 마디로 완전히 거지같은 하루였다. 그리고 문제는 오후 연습이 남았다는 거다.

라커룸에서 연습복으로 갈아입는 내내 후타쿠치는 끙끙 앓는 소리를 멈추지 못했다. 스스로가 이렇게 약골이었나, 회의감이 들 정도로 온몸이 뻐근하고 무기력하고 힘이 들었다. 곰곰이 원인이 뭔가 생각해봐도 뚜렷하게 떠오르는 일이 없어 환장할 노릇이었다. 정말 체력이 부족해서 이러나. 후타쿠치는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며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력적인 문제로 빌빌대는 거라면 오기를 내서라도 체력을 기르고 말겠다고, 젠장.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것과는 달리 걸음에는 힘이 없었다. 당장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 진짜 왜 이러냐고. 후타쿠치가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잠시 멈춰있을 때, 마침 지나가던 매니저가 후타쿠치를 불렀다.

마침 잘 만났다. 전해줄 게 있었는데.”

뭔데.”

이거 받아. 따듯한 거니까 지금 마시고.”

매니저가 건넨 건 따듯한 코코아 캔이었다. 여름이라 따듯한 음료를 일부러 뽑았을 리는 없고. 벌칙 게임으로 산 걸 떠넘기는 건가 싶어 후타쿠치가 인상을 찌푸리자 매니저가 말했다.

그거 일부러 산거니까 남기지 말고 쭉 마셔. 그리고 이거, 오늘 체육관에 에어컨 빵빵하게 틀었다고 하더라. 저지 챙겨왔으니까 입어.”

어어. ?”

오늘 연습은 무리하지 말고. 알았지?”

후타쿠치의 손에 긴팔 저지까지 건네준 뒤 매니저는 먼저 간다며 후타쿠치를 앞질러 걸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매니저가 따듯한 캔 음료에 저지까지 챙겨준 이유를 몰라 후타쿠치는 그 자리에 한참을 멀뚱히 서 있었다. 쟤가 날 좋아하나? 아닌데, 듣기로 매니저는 따로 남자 친구가 있었다고 했는데.

뭐지.”

나중에 물어보든가 해야지. 후타쿠치는 저지를 껴입으며 캔 뚜껑을 땄다. 마침 피곤하니 달달한 걸 마시면 좀 좋아질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달달한 데다 따듯한 코코아가 들어가자 조금이나마 나아진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이유였던 간에 나중에 고맙다고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후타쿠치는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하필이면 체육관에 들어가자마자 카마사키와 마주쳤다. 카마사키는 저와 마주치자 걸음을 뚝 멈추는 후타쿠치를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별 말없이 지나쳤다. 내심 아침에 있었던 일로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할 것이라 짐작했던 후타쿠치는 그런 카마사키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자신을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건 말을 섞기도 싫을 정도로 화가 났다는 건가.

매번 틱틱거리고 잔소리만 하는 선배라고 짜증을 냈어도 부 내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챙겨주었던 사람이었다. 그게 의무적이었든 저 사람의 성격 때문이었든 카마사키 덕분에 별다른 트러블 없이 배구부에 적응할 수 있었기에 후타쿠치는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 아쉽고 울적하기도 했다.

 

오후 연습이 시작되고 멤버들이 다 모인 뒤에도 카마사키는 후타쿠치 쪽으로는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어쩌다 스트레칭을 같이 하는 파트너가 됐음에도 무표정으로 제 할 일만 하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색함에 먼저 말을 걸어볼까 생각이 들어도 이제껏 본 적도 없는 무표정을 한 카마사키의 얼굴과 냉랭한 태도에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스트레칭이 다 끝나갈 때 즈음 후타쿠치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기, 아침에는.”

…….”

…….”

카마사키는 묵묵부답에 후타쿠치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에 당황한 후타쿠치가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스트레칭이 끝났다는 코치의 휘슬이 울렸다. 카마사키는 여전히 후타쿠치에게는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일어나 자리를 떴다. 카마사키가 2학년들이 있는 무리로 돌아갈 때까지 후타쿠치는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입술을 다물었다.

상황이 어쨌든 연습은 해야 했다. 후타쿠치는 일어나 서브 연습을 하는 코트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솔직히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기운이 빠질 대로 빠져서 처음으로 연습을 하는 것이 싫을 정도였다. 오늘은 적당히 하는 척만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후타쿠치는 코트에 들어가지 않고 그 주위를 빙빙 돌았다. 그런 후타쿠치를 발견한 매니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연습 안 해?”

하는데. 지금 줄이 길어서 기다리는 중이잖아.”

그럼 가서 줄을 서야지 주위에서 서성거리기만 하면 어떡해.”

어떻게든 되겠지.”

시큰둥한 대답에 매니저가 이미 속셈을 눈치 챘다는 눈빛으로 후타쿠치를 흘겨보았다. 후타쿠치는 괜히 잔소리를 들을까 싶어 마침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아까 그거 왜 준거냐? 나한테 관심 있었어?”

미쳤니? 나 남자 친구 있거든.”

그러니까 안하던 짓을 하니까 묻는 거잖아. 벌칙 게임이냐?”

그러자 매니저가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 코코아 학교 자판기엔 없는 거거든. 벌칙 게임으로 일부러 그거 사러 밖에까지 나갔다 왔겠어, 준비하느라 시간도 없는데?”

그럼 뭐야.”

너 감기 걸린 것 같다고 카마사키 선배가 나한테 부탁하더라. 저지 챙겨주라고 말한 사람도 카마사키 선배라고. 나중에 따로 감사 인사나 해.”

?”

근데 너 감기 걸린 거 맞아? 겉으로 보기엔 영 멀쩡해 보이는데 선배 헛물 켠 거 아닌지 몰라. 하여간 너 같은 애가 뭐가 예쁘다고 매번 챙겨주는지 난 참 모르겠다.”

매니저는 고개를 살살 가로저으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말했다. 자신이 제대로 들은 건가? 후타쿠치가 자세히 캐물으려던 동시에 3학년 매니저 선배의 부름에 매니저가 후타쿠치를 내버려두고 가버렸다.

, 잠깐. 그거 진짜야?!”

그 뒤에서 후타쿠치가 외쳤다. 평소와 달리 갈라진 목소리를 듣고 매니저가 뒤를 돌아 똑같이 외쳤다.

진짜지 그럼 뻥이겠냐!”

거짓말.

후타쿠치는 고개를 돌려 카마사키를 찾았다. 체육관의 끄트머리에 서서 2학년들과 리시브 동작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까는 제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도 안 했으면서 치사하게 이러는 게 어딨냐고. 어쩐지 분하고 가슴이 울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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