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와] 흩어진 꿈 4.5

 

 

 

 

하나마키는 어떤 의미로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관계는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18살의 고등학생에게 10년 이상 지속되온 관계란 그들에게 평생과도 같은 거라서, 좀처럼 그 사이에 파고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관계, 우정일 뿐이라면 자신에게도 승산이 없는건 아니지. 하나마키는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했다. 이와이즈미에게는 안될 일이지만, 상관없다. 어짜피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질질 끄는 것이 이와이즈미에게도 괴로울 뿐이다. 그럴 바에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이와이즈미를 위한 길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와이즈미에 대한 첫인상은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워낙 화려하게 생긴 단짝에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것도 있고, 이와이즈미 자체가 남들 앞에 스스로 나서는 성격은 아니었다. 조용하다거나, 소심하다거나 그런 이미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이와이즈미는 처음에만 존재감이 없을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낯을 가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화려한 외모와 센스있는 말솜씨. 반면에 오이카와는 한 눈에도 아이돌 뺨치게 사람의 이목을 끄는 녀석이었다. 얼굴만 잘생길뿐 속알맹이는 형편없을지도, 라는 주변 남자들의 찌질한 질투 섞인 기대와는 달리 오이카와는 생각보다 진중한 성격이었다. 엄청나게 가벼워 보이는 외모와의 갭이 인상 깊었다.


첫인상이 어떠하던 두 녀석 모두 배구에 진지했다. 특히 오이카와는 배구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위치가 바뀌는 타입이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그 둘은 초등학생 때부터 배구클럽을 같이 다니는 일종의 파트너였다. 세터와 에이스, 핀치에 몰릴 때면 팀의 돌파구로 찾는 깊은 신뢰 관계가 그들 사이에 있었다.


10년 이상의 우정, 세터와 에이스 사이의 신뢰. 하나마키는 자신에게 저런 친구가 없다는 것이 저절로 아쉬워질 만큼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관계는 타인의 시선에서 볼 때 특별해 보였다. 그러나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그리고 마츠카와와 친해지면서 하나마키는 절로 눈치를 챘다. 그 관계, 어쩌면 얼마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오이카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이와이즈미의 시선이 남달랐다. 하나마키가 중학교 시절 겪었던, 낯익은 감정이 그 시선에 담겨 있었다.


하나마키는 게이다. 깨닫게 된 것은 중학교 때로,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성 정체성을 인정할 수 있을만큼 태연하지만 처음엔 아니었다. '보통'이 아닌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그 두려움, '남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것 같다는 불안함. 꽤 좋아했던 첫 사랑에게 받은 '상처'는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겪은 혼란과 상처 이후 하나마키는 크게 변했다. 이성애자인 '척'하는 노력을 했고, 여자를 밝히는 '척' 했다. 일부러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기도 했다. 결코 키스를 넘어서는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남들에게 동성애자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면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냥 똑같은 사람의 입술인데도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행위 자체가 하나마키에게는 고역이었다. 처음 여자와 입이 닿았을 때, 화들짝 놀라며 물러서는 하나마키를 여자는 귀엽다는 듯 보았다. 실상 하나마키는 기겁하며 뒷걸음질 친거였다. 그 다음날 하나마키는 바로 헤어졌다. 애초에 마음이 가는 관계는 아니었지만 애꿎은 여자애를 이용했다는 마음에 속이 편하지 않았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하나마키는 깨달았다. 나를 위해서도, 상대방을 위해서도 이건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마키는 대신 배구를 선택했다. 혈기 왕성한 성욕을 누르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왜 여자친구가 없냐는 고등학생 특유의 의미없는 질문에 혹시라도 의심을 받고 싶지 않았다. 도피처로 삼은 배구지만 하나마키는 자신도 모르게 배구에 점점 빠졌다. 게이냐,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세계였다. 스파이크를 칠 때마다 알게 모르게 하나마키의 안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렸고, 또 팀원들이 좋았다. 오직 승리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바라보다보면, 지금까지 하나마키를 괴롭게 했던 것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팀원 모두가 하나마키의 연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배구부에는 하나마키의 취향에 맞는 남자가 없었다. 하나마키의 취향은 운동부와 거리가 멀었다. 일단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하얀 피부였으면 좋겠고, 키는 남자답게 좀 컸으면 좋겠다. 눈높이가 맞으면 더 좋고, 그리고 자상해보이는 상냥한 얼굴이면 그야말로 스트라이크 존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배구부에 없다. 하나마키보다 하얀 사람은 꼽아봐야 오이카와, 쿠니미 정도. 쿠니미는 키가 큰 편은 아니니까 제외. 오이카와는 얼굴이 취향이 아니니까 제외.


하나마키는 이상형이 주위에 없다는 것에 안심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연애보다 배구가 낫다고 생각했다. 넘치는 성욕은 오른손과 영상 속에서 신음을 내는 이상형이 해결해줄 것이다. 그러나 꼭 이상형이 연애 대상이 되리란 법이 없듯, 생각지도 않던 사람이 하나마키의 눈에 들었다.


-하나마키. 서브 폼 좋은데?


이와이즈미는 칭찬에 박하지 않다. 1학년 때부터 같은 학년의 마츠카와와 스스럼없이 지내며 알게 모르게 마츠카와가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됬다고, 언젠가 마츠카와가 이와이즈미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다. 비단 마츠카와 뿐 아니라 배구부원들은 모두 이와이즈미를 좋게 생각했다. 아낌없이 칭찬해주는 사람을 나쁘게 볼 사람은 없으니까.


-뭐, 내 폼이 좀 깔끔하긴 하지?


이와이즈미와 그렇게 친하지 않을 무렵이라 하나마키는 부러 능글맞게 대답했다. 오이카와에게 그러는 것처럼 타박을 할까? 아니면 정색하며 장난을 칠지도 모른다고 하나마키가 기대를 할 때, 이와이즈미는 활짝 웃으며 하나마키의 어깨를 툭 쳤다. 맞아, 진짜 깔끔해서 넋놓고 봤어! 하나마키는 어쩐지 불식간에 총에 맞은 것 같았다. 뭐지. 이와이즈미의 웃는 얼굴을 처음 본 건 아니었는데 하나마키는 절로 귀엽다고 생각해버리는 스스로에게 당황했다. 


오이카와가 항상 장난치는 것과는 달리 이와이즈미는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 그러나 잘생겼다고 하기도 뭐한,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얼굴이라 한마디로 판단하기가 애매했다. 후배 중 한 명은 오이카와 선배가 자꾸 그렇게 말하시니 진짜로 그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기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자신도 모르게 생각해버렸다고 당황해하며 이와이즈미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이와이즈미는 오이키와에게 배구공을 있는 힘껏 던져 분을 풀었다.


그러니까 이와이즈미는 객관적으로 봐도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다. 짧게 자른 머리는 삐죽거리고, 눈썹과 눈매가 날카롭게 올라간 모양이다. 버릇처럼 항상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삐죽 나와있다. 그나마 남들과 달리 차분한 녹색의 눈이 매력적이긴 하다. 그러니까 하나마키의 이상형과 완전히 반대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러나 그 순간의 이와이즈미의 웃는 얼굴은 마치 꽃이 필리 없다고 생각한 풀떼기에 갑자기 하얗고 탐스러운 봉오리가 만개한 것과 같았다. 날이 선 눈매는 장난기 있는 아이처럼 변했고, 불만이 있어보이는 고집스런 입이 환하게 웃는 입매가 되자 이와이즈미의 인상이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하나마키는 그 찰나의 순간 이후, 이와이즈미를 이성으로 의식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 했으니 그건 웃음 한 방에 반해버린 것과 같았다. 어딜 봐도 하나마키의 이상형에 맞는 구석이 없는데 자꾸 시선이 갔다. 뾰족한 짧은 머리를 부스스 쓰다듬고 싶고, 올라간 눈매를 만져보고 싶고, 삐죽 튀어나온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다. 조금 내려다보아야 하는 키도, 햇볕에 그을린 피부도, 근육은 탄탄하게 잡혀 있지만 어딘가 골격이 크지 않아 아담해보이는 체구도 좋았다. 양 팔로 꼭 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하나마키는 이와이즈미의 주변을 서성였다. 남몰래 이와이즈미가 입을 대었던 물통에 입을 대보기도 하는 부끄러운 짓도 해보고, 팀원들 모르게 이와이즈미에게만 간식을 챙겨주기도 했다(물론 마츠카와가 발견해버려서 있던 간식을 다 뺏기긴 했다). 좋아하는 상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고, 혹시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하나마키는 이와이즈미의 시선을 좇다 오이카와를 발견했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 시선은 계속 이와이즈미에 신경을 집중했던 하나마키조차 며칠이 걸려 알아챌 수 있었던 만큼 조심스럽고, 조용했다. 친구로서 보는 것인지, 좋아하기에 보는 것인지 구별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살짝 눈썹을 찡그리며 시선을 돌리는 그 얼굴이 중학교 시절의 자신과 닮았다.


누구에게도 말해본 적 없지만 이와이즈미에게 자신이 게이임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와이즈미의 마음을 몰랐더라도 이와이즈미가 게이인 자신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와이즈미는 누구에게나 자상하니까.


예상대로 이와이즈미는 하나마키의 커밍아웃에 놀라긴 했지만 거리를 두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혹시 나를 좋아해서 커밍아웃을 한건가? 하는 의심도 없어 오히려 하나마키는 김이 샜다. 그 이후, 같은 동성을 좋아한다는 공통점때문인지 이와이즈미는 하나마키에게 기대는 일이 많아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오이카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하나마키에게 털어 놓았다. 체념하듯 고백하는 목소리는 담담했고, 얘기가 다 끝난 뒤에는 복잡한 얼굴을 했다. 하나마키는 뜻밖에도,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를 좋아하게 된 지 꽤 되었다는 사실과 절대로 이루어질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구나, 하나마키는 그런 이와이즈미의 속마음을 알아 차렸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사이의 신뢰관계, 작은 틈도 보이지 않을만큼 깊은 우정이기에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에게 고백조차 할 수 없는 거였다. 가장 소중하니까 손 댈 용기가 나지 않는 거였다.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겠다고 했을 때, 하나마키는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그 결심을 어렵게 털어놓은 것만 봐도 이와이즈미는 충분히 지쳐 있었다. 어서 끝이 나기를 기다렸다. 혹시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의 마음을 깨닫고 어쭙잖은 동정을 베풀거나 하면 곤란했다. 하나마키가 이와이즈미와 보다 더 친해진 뒤, 하나마키는 종종 오이카와의 시선을 느꼈다. 오이카와는 장난처럼 이와이즈미를 타박하곤 했고, 하나마키에게 질투난다고 투정부렸다.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이와이즈미는 말했지만 하나마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관계는 친구사이 만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오이카와의 독점욕은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오이카와가 유별나거나, 친구로서가 아닌 감정이 섞여 있거나.


친구 이상, 애인 미만의 관계. 하나마키는 그 둘의 관계를 그렇게 결론지었다. 오이카와가 자기도 모르게 독점욕을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알고도 그러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감정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재수 없는 녀석, 하나마키는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사이의 시간, 관계를 참을 수 없이 질투했다. 저렇게 애매모호한 행동은 반칙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마키는 이와이즈미가 하루라도 빨리 오이카와를 포기하기를 바랐다. 일부러 냉정하게 이와이즈미의 기대를 짓눌렀다. 상처받는 이와이즈미의 얼굴에 마음이 아팠지만, 더 상처받기를 바랐다. 그리고 도쿄로 대학교를 가겠다는 이와이즈미의 말에 하나마키의 초조함이 절정에 이르렀다.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가 진학하게 될 도쿄에 간다면, 이 둘의 관계는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포기하겠다고 말한 주제에 언제나 오이카와에게 시선이 가버리는 이와이즈미다. 더군다나 누구보다 더 오이카와에게 무른 이와이즈미니, 질질 끌려 다닐게 뻔했다.


-그럼 나랑 같은 대학으로 가, 이와이즈미.

-어?

-또 오이카와 바보가 되게 할 순 없으니까.


하나마키의 말에 이와이즈미는 잠시 망설였으나, 거절하지 않았다. 이와이즈미의 진로 조사서를 뺏어 볼펜으로 꾹꾹 눌러썼다. 고작 종이 한 장, 고작 몇 글자에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대학에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나와의 거리는 좁혀지겠지.


집으로 가는 길, 교문 앞에 오이카와가 서 있었다. 땅바닥을 툭툭 차는 모습이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애 같았다. 이와이즈미에게 두고 먼저 나오니 오이카와가 하나마키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맛키, 하고 부르며 아는채하는 것과 달리, 시선은 빗겨져 이와이즈미를 찾는다.


-이와쨩하고 요즘 매일 같이 있네? 부활동도 없는데 둘이 뭐했어?

-뭐, 꼭 별일 있어야 같이 있나?


오이카와는 웃고 있지만 어딘가 조용하게 하나마키를 바라보았다. 하나마키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는지 조용했다. 친구긴 하지만 애인도 아니면서, 같잖은 질투심을 보이는 오이카와가 재수 없다.


-궁금해?

-...궁금하면 가르쳐 줄 거야, 맛키?

-가르쳐 주지. 나랑 하지메가 뭐 했는지.

-하지메?


이와이즈미를 이름(하지메)로 부르는 것에 오이카와는 동요했다. 시선이 흔들리며 웃는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메랑 데이트 했어, 집에 가는 길에는 네가 있으니까 별 수 있나.

-...하? 데, 데이트?

-그럼 나 먼저 간다, 귀갓길은 너한테 양보할게.


하나마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오이카와를 지나쳤다. 뒤에서 오이카와가 자신의 이름을 연신 불렀지만 쫓아오진 않았다. 곧 있으면 이와이즈미가 나오기 때문이겠지.


-야! 야! 하나마키! 데이트라니 무슨 뜻이야!

-알아서 생각해~ 잘 가!


어쩐지 웃음이 났다.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지만,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언젠가 오이카와에게 정말로 이와이즈미와 사귄다고 말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너보다 이와이즈미에게 가까운 사람은 나라고, 넌 친구 이상은 될 수 있지만 애인은 될 수 없다고 말해버리고 싶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렇게 말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유치한 질투나 계속 해라, 오이카와. 오랜만에 귀갓길이 즐거웠다.


그러나 다음날, 누가 봐도 전날 울어서 팅팅 부은 눈으로 나타난 이와이즈미를 보고 하나마키는 그새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했다. 멋쩍은 듯 웃는 이와이즈미의 얼굴이 안쓰러웠다. 누가 들어도 티가 나는 거짓말을 하는 이와이즈미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에게 상처받았으면 좋겠다고, 하나마키는 늘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들어하는 이와이즈미를 보는 것이 좋을 리 없다. 발갛게 부어 오른 눈가에 하나마키의 가슴이 아렸다. 그럼에도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하나마키가 이와이즈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눈의 붓기를 빼기 위해 차가운 손수건을 대주거나 말없이 이와이즈미의 곁에 있어주는 것 이외에는 없다. 하나마키는 그저 기다릴 뿐이다. 시간이 흘러 이와이즈미의 감정이 퇴색되기를. 방해물이 또 다시 이와이즈미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전에 그 시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730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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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이 완결은 아닙니다... 근데 갈수록 전개가 힘들어지네요ㅠㅠ


4.5는 하나마키 외전인데 길어져서 여기서 마감해요. 나중에 오이카와 외전도 꼭 쓰고 싶은데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야 쓸 수 있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ㅠ.ㅜ


마음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별것도 아닌 소설 읽어주셔서 부끄럽지만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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